YG의 또다른 아이돌 - 『2ne1 1st Mini Album』 반디 음악 광장

2NE1(투애니원), 『2ne1 1st Mini Album』, MNET MEDIA, 2009


독보적인 캐릭터와 JYP 특유의 음악적 센스로 걸그룹 전성기의 포문을 열었던 원더걸스, 그리고 그녀들이 해외에 진출한 사이에 화려한 군무와 대중성을 바탕으로 정상의 자리에 오른 소녀시대, 그 틈을 타 전형적인 90년대의 걸그룹 계보를 이어가는 소녀스러움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한 카라까지. 그야말로 지금 가요계는 걸그룹의 전성시대입니다. 과포화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한 가요 시장에서 2ne1은 앞서 언급한 다른 기존의 걸그룹들과는 다른 이미지로 틈새시장을 공략했습니다. 외모만 놓고 본다면 대체 어떻게 성공했을까 의심이 들 정도지요. (물론 2ne1에도 산다라박이라는 훌륭한 미모의 소유자가 있지만요) 국민아이돌 빅뱅의 지원사격이 크게 영향을 끼쳤겠지만 사실상 그녀들의 데뷔곡인 「Lollipop」은 성공적이었습니다. 그 뒤를 잇는 'Fire'역시 다른 걸그룹과는 다른 보이쉬한 매력으로 어필에 성공했습니다.

2ne1의 성공을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실력파’라서 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실력파’라는 단어. 언론과 기획사들이 홍보를 위해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하다는 생각에 상당히 거부감도 들고 모호한 기준 때문에 적합하지 않은 표현이 아닌가 싶습니다. 2ne1도 그렇지만 빅뱅 역시 ‘실력파’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엔 좀 애매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그냥 정형화되지 않은 비교적 자유분방한 무대를 즐길 줄 아는 아이돌들이라 해야 할까요. 오히려 전 이 점이 빅뱅과 2ne1의 장점이라 보고 있습니다. 물론 YG의 그 ‘실력파’라는 포장과 이미지 메이킹이 기본 틀을 제대로 갖추고 있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먹히고 있기 때문이겠지만요.

잡설이 길었습니다만 중요한 건 아이돌이건 아니건 간에 그들의 실력이나 외모를 떠나 음악 그 자체가 아닐까 싶습니다. H.O.T.에게 「캔디」가 없었다면, 원더걸스에게 「Tell Me」가 없었다면 과연 지금의 그들이 있었을까요. 2ne1도 마찬가집니다. 빅뱅의 후광이 크긴 했지만 「Lollipop」은 대중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고 그 뒤를 잇는 「Fire」 역시 그녀들만의 캐릭터를 살리는데 더 없이 좋았거든요. 독특한 캐릭터를 바탕으로 한 YG의 이미지 메이킹이 성공적이기도 했지만 중요한건 「Lollipop」과 「Fire」가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싱글들이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이번 미니앨범의 타이틀인 「I Don’t Care」 역시 연속히트를 이어가기에 더 없이 좋습니다. 작년 태양의 「나만 바라봐」와 엄정화의 「D.I.S.C.O.」로 가요계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던 테디와 쿠시의 합작품이거든요. 일단 흡입력 있는 멜로디가 강점이지만 전형적으로 댄스음악이 강세를 보이는 여름에 발라드를 그리고 단순한 발라드가 아닌 여름에 잘 어울리는 레게풍의 발라드로 다른 팀들과 차별화를 시도하는 전략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독특한 캐릭터를 바탕으로 음악으로도 틈새시장을 잘 공략한 거죠.

후속 싱글로는 여름의 분위기를 이어가는데 무리가 없는 「Pretty Boy」가 좋을 것 같습니다. 「In The Club」은 세 번째 싱글로 가을에 듣기에 더 없이 좋지 않나 싶은데 모르겠네요. 어쨌든 좋습니다.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을 거예요. 「Lollipop」과 「Fire」. 「I Don’t Care」를 좋게 들으셨다면 망설이지 말고 구입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기존의 아이돌과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탄탄한 구성의 미니앨범이거든요.

하지만 소녀스러움 혹은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는 다른 소녀그룹들과 차별화하여 보이쉬하고 당당한 모습의 캐릭터로 계속 이어가지 못한 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결국 그녀들도 여성이라는 걸까요. 「I Don’t Care」와 「In The Club」을 들으면서 양립하는 두 가지 생각에 섣불리 판단할 수가 없네요.

 

오늘의 음반을 리뷰한 '편지'님은?
보편적인 것에서 특별함을 찾아내고 싶어 하지만 때로는 유치하고 찌질한 기질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성격의 소유자, 한국 대중가요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열정으로 웹진 음악취향Y(cafe.naver.com/musicy)에서 활동하는 일개 네티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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