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이소 8] 어린왕자와 악수한 이상한 나라의 소녀 - 앨리스님 서점에서 만난 사람

가을이 더없이 깊어진 날들입니다. 바람이 꽤 차가워졌고, 나무들은 형형색색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주변 세상이 변하면서 문득 다른 세상에 온 느낌도 듭니다. 지난 일들을 추억할 수 있는 공간도 생겼고요. 반디 가족 여러분은 이 가을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이상한 나라에서 귀한 손님을 한 분 모셔왔습니다. 반이소 8번째 주인공 ‘앨리스’님을 소개합니다! 짜짠~ 

앨리스님의 블로그 소개 부탁드려요.
Alice in Wonderland. 제 블로그는 2006년 6월경에 탄생했습니다. 집에 쟁여 두었던 책 나무 씨앗들이 자꾸 움찔움찔 하더니 월드 와이드 거미줄에 걸려 버린 셈 이지요. 그곳에서 잘 자라길 기원하며 꾸준히 글자 양분을 공급해 주었더니 어느새 제법 자라버렸어요. 이젠 가지도 뻗어서 많은 분들과 소통도 하고 공감대도 형성하고 있어서 뿌듯할 때도 종종 있어요. 제 책 나무속에는 조끼를 입고 괘종시계를 든 토끼가 드나드는 토끼 굴도 있다는데….착한 사람 눈에만 보인다나요? 보이세요?

좋아하는 작가는 누구인가요?

국내에서는 김연수 작가님을 가장 좋아해요. 이십대, 미래에 대한 방황을 하고 있을 때 마음의 중심을 잡아준 책이 김연수 작가님의 <스무살>이란 책이었어요. 그리고 일 년간, 집을 떠나 있을 때 외로울 때마다 펼쳤던 책도 작가님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이었고요. 또 심윤경, 천운영, 편혜영 작가님들의 작품도 편애하고 있지요. 한국 문학의 여성 파워! 전 이분들의 힘을 믿고 있습니다.

눈을 살짝 해외로 돌리면 2004 노벨 문학상의 주인공 엘프리데 옐리네크에게도 애정을 가지고 있어요. 올바른 페미니즘에 대해 주장하고 있는 작가라고 생각을 해요. 그 외에도 좋아하는 작가들은 만나는 책들이 늘어갈 때마다 함께 늘어나고 있어요. 세상엔 글 잘 쓰는 사람들이 왜 이리 많은지요. 그들의 재능을 늘 탐내고 있답니다. 

늘 마음속에 있는 책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눈치 채신 분들이 많이 있겠지만 제겐 당연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요. 책과 절교 한 시간이 좀 있었어요. 그 때 제게 살며시 다가와 다시 말을 걸어준 아이가 앨리스랍니다. 니가 알고 있는 이야기가 전부는 아니야, 라며 어린 시절 알았던 동화를 새롭게 들려주며 자연스럽게 책과 제 사이를 회복시켰죠.

그리고 <어린왕자>. 제 기억 속에서 제가 처음으로 스스로 고른 책이었던 것 같아요. 그 전까진 부모님이 사다주시는 책들만 읽었다면 이 책은 처음으로 만나고 싶다고 손을 뻗어 악수를 한 셈이죠. 

최근 읽고 계신 책은 어떤 책인가요.

돈끼호떼 완역본을 읽고 있어요. 읽지도 못하면서 쌓여만 가는 책들이 안쓰러워서 당분간은 새 책을 사기 보다는 제 품에 있는 녀석들을 보듬어주기로 했거든요. 꽤 많은 녀석들이 주인의 욕심 때문에 제 책장에 꽂힌 채 외면 받고 있더라고요. 더 삐지기 전에 사랑해 줘야죠. 돈끼호떼도 그런 녀석 중 하나로 그 두께 때문에 쉽게 손을 내밀지 못하고 있었는데 더 저렇게 두면 다이어트 한다고 투쟁이라도 할까봐 얼른 꺼내줬죠. 그랬더니 돈끼호떼의 흥미로운 여정이 절 금세 그 속으로 끌어당기더라고요. 이 아이와 만남을 마치면 거대장벽 율리시스와 만날 거예요. 

책 말고 다른 관심 분야는 무엇인가요?
전 변태인가 봐요. 아니면 오타쿠? 딱히 다른 관심 분야가 없어요. 하나만 파고들기에도 집중력이 너무 약하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탓인지는 몰라도 관심 갖는 분야가 별로 없어요. 요즘엔 그게 조금 흠이라고 생각 될 때도 많이 있거든요. 좋은 것 좀 추천해 주실래요?   아, 커피는 꽤 좋아해요. 언젠가 근사한 커피향이 나는 커피숍을 차리고 싶다는 꿈을 가진지 오래 되었거든요.

나는 요 재미로 산다! 최근의 낙(樂)은 무엇인가요?

책 말고 관심분야도 없는데 낙을 찾기란 힘들죠. 하지만 그래도 꼽으라면 자전거 타기요. 한 2년 전에 예쁜 자전거를 하나 구입해서 바람을 가르며 타고 다니는데 요즘은 가을바람이 좋아서 더 오래 타게 되는 것 같아요. 집 근처에 수목원이 있는데 자전거를 타고 수목원까지 가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으면, 그게 바로 지상낙원이죠.

마지막 질문. 앨리스님의 인생 최고의 순간을 하나 꼽으라면요.

기억나지는 않지만 제가 만들어진 그 순간이 아닐까 해요.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난자를 만나 착상을 했다는 성취의 짜릿함! 안타까운 것은 제가 그 순간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거겠죠. 농담은 아니고요. 하하. 하루하루를 행복한 마음으로 보내려 하고 있으니 순간순간이 최고의 순간이 되겠죠. 

 소개 글을 쓰면서 창고를 방불케 하던 책장 정리도 하고 제 책들과 하나하나 안부인사도 나누는 시간을 가졌어요. 반디님 덕에 저는 정말로! 책과 마주하는 좋은 시간을 가졌답니다. 날이 많이 쌀쌀해졌어요. 환절기에 걸리기 쉬운 감기, 항상 조심하시고요 좋은 책과 함께 하는 풍성한 가을, 겨울 되길 바랍니다. 자, 이제 반디님의 블로그로 놀러가 볼까요? 순간이동!!! [반디 블로그 보러가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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