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섬> - 개척정신으로 무인도에서 살아가기 블로거, 책을 말하다

쥘 베른, <신비의 섬>, 열림원, 2006

당신은 만약 무인도에 가게 된다면 무엇을 가지고 가겠습니까. 예전에 이런 질문을 받아 본 적이 있다. 재미삼아 한 질문이지만 나는 꽤 심각하게 생각했었다. 지금까지도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못 내고 있었는데, 난 <신비의 섬>을 읽음으로써 그 해답을 찾았다. 바로 이 책이 무인도에서는 아주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없고 가진 것이라고는 입은 옷밖에 없는 다섯 남자가 무인도에서 잘 살아가는 방법을 이 책에서는 이야기해주고 있다. 대충 사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잘 사는 방법을. 지리적으로 풍부한 광물질을 가지고 있고 동물들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고 언제나 도와주는 수호자가 있으면 무인도는 더는 두려움의 공간이 아닐 수 있다. 그렇다고 무인도로 무작정 이 책 세 권을 들고 갈 필요는 없지만.

<신비의 섬>이라는 제목으로 미루어 봤을 때 난 이 소설을 영화 <비치>와 같은 낙원을 상상했었다. 여유로운 오후 태국의 한 관광지 같은 섬을 상상했던 것이다. 그래서 제목에 더 끌렸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 책은 정말 아무것도 없는 무인도이다. 물론 아름다운 숲과 아름다운 해변이 있어서 그곳 자체가 관광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못지않게 위험도 있다. 이 섬은 북반구에 있기 때문에 계절도 우리와는 반대이며 추위와 더위가 더하다. 그리고 위험한 동물들도 나타난다. 밤에는 앞에도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안전에 크게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런 여러 위험요소가 있음에도 그들은 서로 협력하고 자신의 지도자를 믿음으로서 섬에서의 행복함을 서서히 맛본다.

미국의 남북전쟁 중 남군의 포로로 있던 5명. 그들은 탈출을 결심한다. 남군의 필요로 만들어진 기구가 그들의 탈출수단이다. 날씨가 궂은 날 기회는 이때뿐이라고 생각한 다섯 명은 기구를 타고 출발하지만, 그들에게는 곧 위험이 따른다. 태풍에 의해 섬에 떨어졌던 것이다. 게다가 기구가 바다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무인도에서 필요한 모든 것들을 바다에 던져버렸다. 심지어 기구 위의 날개만 빼고 기구 몸체도 버렸던 것이다. 목숨은 건졌지만, 앞날이 깜깜하다. 그렇지만 그들은 쉽게 주저앉지 않았다. 그들에겐 만물박사인 사이러스 스미스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 협력했고 불평 없이 리더를 따랐다.

흥미진진 살아남기!

달랑 입은 옷만 있던 그들은 사이러스의 지시에 따라 하나씩 만들어가게 된다. 새와 짐승을 잡고 요리를 위해 요리도구와 그릇을 만들고, 그것들을 보관하기 위해 안전한 집도 만든다. 물과 바람을 이용해 전기도 만든다. 그렇게 섬에서의 그들의 생활은 풍요로웠다. 그 풍요로움도 잠시 바다에 해적이 나타났고 그 해적은 섬을 노리고 있었다. 섬은 그들이 지켜야 할 마지막 삶이지만 도리가 없었다. 마침 그때 신기하게도 그 해적선은 파괴되어버리고 남아있던 해적들도 죽어버린다. 이 섬에는 뭔가 신기한 기운이 있다. 그들이 위험에 처할 때나, 뭔가가 급하게 필요할 때 언제나 도움을 주는 뭔가가 있었다. 그렇지만 그 뭔가가 무엇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도움을 주는 뭔가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수호신이라고 불렀다.(난 처음에 귀신이라고 생각했었다.) 그 수호신은 누구이며 그들은 섬에서 어떻게 될 것인가, 아주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이 이야기는 특이하게 쥘 베른의 다른 소설의 캐릭터를 2, 3권에 넣어두었다. <그렌트선장의 아이들>의 에어턴이라는 해적과 <해저 2만리>의 네모 선장이 바로 그들이다. 그렇기에 이 세 개의 소설을 번갈아 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 같다. 물론 아직 언급한 두 권은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또 쥘 베른의 소설을 접한다면 이 소설의 내용이 도움이 될 것이다.

사람이 싫어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것도 잠시일 거란 생각이 든다.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간다고 해도 잠깐만의 자유가 보장되고 나머지 시간은 고독함이 나를 짓눌러 버릴 것이다. 그래서 고독함으로 인해 야수로 변해버릴지도 모른다. 소설 속 에어턴처럼. 또 스스로 인간관계를 떠났던 네모 선장처럼. 인간이란 인간이 싫다고 하면서도 결국에는 서로 어울리고 서로 도와주며 살아야 하는 그런 필연의 관계라는 것을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 소설에는 없는 것이 두 개 있다. 화장실과 여자다. 쥘 베른의 소설은 여자는 거의 안 나온다. 모험의 주체는 늘 남자다. 그런 점은 조금 아쉽다. 나도 모험을 즐기고 싶은데 말이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연향’님은?
소설속 누군가의 삶에서 인생과 철학과 지혜를 배우고 있는 여자, 연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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