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하고 싶어! 그런데 왜?? 책갈피, 세상의 속살

안녕하세요, 반디 가족 여러분!! 새로운 반디, ‘현선’입니다. ^ㅇ^

그런데 요즈음 정~~말 안녕들 하신가요?? ㅡㅡ;; 저는 사실 아침저녁으로 조금 안녕하지 못한데요, 이유는 열악하기로 유명한 지하철 1호선을 이용한지도 언~ 9년이 되어가고 있는 지금, 그야 말고 ‘아비규환(阿鼻叫喚)’을 방불케 하는 출퇴근 지하철 안에서 저는 순간순간 악마가 됐다가 다시 천사가 되기도 하는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이기 때문입니다. ^^;;

어제도 저를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로 만든 지하철 1호선은 사실 저한테 매우 소중한 곳입니다. 사람을 만나고 학교를 가는 길이면 언제나 제 발이 돼 주었고, 그 안에서 흘려보낸 많은 시간들은 그 세월만큼이나 많은 생각들을 가져다주었습니다. 한마디로 ‘인간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그곳에서 저는 남몰래 다른 이들의 삶을 엿보고, 그들을 엿보고 있는 저를 다시 돌아보았습니다. 

지하철에 올라 40여분을 서 있다가 ‘브라보’를 외치며 앉으려는 순간, 저 멀리서 득달같이 달려온 (관절염 따위는 전혀 없어 보이는;;) 아주머니에게, 저는 한없는 분노를 느낍니다. 나이나 지위 등 상하를 막론하고 당당하게 “다 내꺼야!!! 이 빵꾸똥꾸야!!”를 외치는 해리처럼 “그 자리는 30분전부터 내 꺼였어, 이 빵꾸똥꾸야!!“라고 막된 말들을 내지르고 싶어집니다. (ㅠㅠ)  


MBC <지붕뚫고 하이킥>

그렇지만 같은 곳에서 저는 퇴근길, 전쟁 같은 신도림역, 수만의 군사들 사이에서 제 손에 들린 가방과 함께 극한의 피로감에 빠져 있는 저를 구원해주신 아주머니의 빛나는 아우라도 보았습니다. (^^ㅋ)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지하철 안에서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를 만들어내는 것은 사실 “내 맘대로 하고 싶어!”라는 제 맘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저는 그리고 우리는,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것의 대표주자인 ‘천재지변’을 만났습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낭만을 깡그리 지워버리는 폭설과 혹한으로 노쇠한 1호선 지하철 문은 자동으로 닫히지도 열리지도 않았습니다. 저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았습니다. 저의 몹쓸 습관은 출근 시간에 꼭 맞추어 출발 시간을 계산하기 때문입니다. (ㅡㅡ;;)

성미가 급한 아저씨가 비상전화를 용기 있게 집어 들어, 안 그래도 당황하고 있을 기관사 아저씨를 다그치십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지하철 문이 닫히지 않는 데 당황하고, 그 문을 직접 손으로 닫고 다니시는 아저씨의 등장에 당황하고, 비상사태에 실제로 비상전화를 집어든 그 분의 용기와 흥분에 당황합니다. 

저는 그 분을 통해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내 안에 조용히 요동치고 있는 짜증과 신경질을 마주하게 됩니다. 동시에 그것이 어떤 이유에서든 다른 사람의 신경질적인 목소리는 그 대상이 아닌 나까지도 짜증나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저는 그 아저씨가 받을 수 있는 비상전화를 상상합니다. “아저씨, 하늘이 그런 거지, 사람이 그런 게 아니잖아요. 다들 바쁜 건 마찬가지예요. 어쩔 수 없잖아요.”라고 상상 속에서 말해봅니다. 

‘어쩔 수 없다.’ 어릴 때는 그렇게도 슬프게 들리던 이 말이 이제는 자연스럽게 제 입에서 흘러나오네요. 아마도 어른이 된다는 건 ‘어쩔 수 없는 것을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이는 마음의 깊이가 생기는 건가 봅니다. 그렇게 20대 초반에는 ‘포기’라고 부르던 그것이 ‘내려놓음’이라는 다른 이름을 가지고 찾아오는 성숙의 시기가 30대를 바라보고 있는 지금인가 봅니다. 그래서 저는 더 이상 막무가내 해리처럼 “다 내꺼야!!”라고 외치지 못하는가 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다들 그러시는 것처럼, 저도 9시 뉴스를 보면서 종종 “이 빵꾸똥꾸야!!”라고 혼자서 외치곤 합니다. ㅋㅋ

그러나 또 완전히 내려놓지 못하는 것이 인생인 것 같습니다. ‘내 맘대로 하고 싶어!’라는 마음의 외침은 어느 순간에도 끊이질 않고 들리니까요. 얼마 전 보았던 아동도서는 <내 맘대로 하고 싶어!>라는 제목을 달고 있었습니다. 문학동네에서 나온 이 책은 ‘마로’라는 아이를 중심으로 ‘정말 궁금해’와 ‘다시 생각해 보기’ 그리고 ‘스스로 생각해 보기’라는 단계를 거쳐, 어린 아이가 가질 만한 궁금증을 풀어나가는 철학 그림책이었습니다.

 

 

브리지 트라베, <내 맘대로 하고 싶어>, 문학동네, 2009

저는 제 욕망을 닮아 있는 마로라는 아이의 순진무구한 물음이 부러워졌습니다. 그리고 이미 답을 알고 있을 그 물음들이 새삼 그리워집니다. 그리고 욕심껏 질문해봅니다. “왜 내 맘대로 안 되는 거야?” 연애, 결혼, 직장생활, 결국 인간관계 그리고 로또(ㅋㅋ) 등등.. 

그래서 올해는 저도 마로처럼 질문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스스로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반디 가족 여러분에게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내 맘대로 하고 싶은 건 뭔가요? 왜 맘대로 안 되는 걸까요? 우리 같이 생각해볼까요? 그렇게 진정한 ‘내려놓음’이 뭔지 알아가 볼까요? ㅇ(^^ㅇ)(ㅇ^^)ㅇ

제 맘대로 정한 [내 맘대로] 시리즈는 계속 될까요?? ^^;;

또 한 가지 궁금한 점!!
요즈음 지하철에서 생판 모르는 사람들과 ‘부비부비’하는 건  FridayNight ClubDay와는 어떻게 다를까요?? (>_<);; 

                                                                                                                                                           - 현선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