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삶의 이유를 찾아냈니? 민용 in 재즈피플

<재즈피플> 안민용 기자의 책과 음악 이야기 No. 33 - 너는 삶의 이유를 찾아냈니?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의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신비한 이유처럼
그 언제서부터인가 걸어 걸어 걸어오는 이 길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이 가야만 하는지

(중략)

보이지도 않는 끝
지친 어깨 떨구고 한숨짓는 그대 두려워 말아요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걸어가다보면 걸어가다보면 걸어가다보면 

* Album form 강산에, 『Vol. 3 - 연어』「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중
 

너는 삶의 이유를 찾아냈니?
 
 

“그래, 나는 희망을 찾지 못했어. 하지만 후회하지는 않을 거야. 한 오라기의 희망도 마음  속에 품지 않고 사는 연어들에 비하면 나는 행복한 연어였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지금도 이 세상 어딘가에 희망이 있을 거라고 믿어. 우리가 그것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말이야.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연어들이 많았으면 좋겠어.” 눈맑은연어와 은빛연어의 이야기를 오랜만에 들춰봤다. 마음에 꼭꼭 담아두려고 몇 번이나 이 책을 읽던 시절에는 희망이 있을 거라고 믿었고, 그 희망을 찾아야 한다고 믿었다. 어쩌면 스스로 ‘먼 곳을 여행하다가 이제 막 고향으로 돌아온’ 연어가 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 사이 사춘기가 훌쩍 지났다. 어른이 되어 달라진 건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희망을 잃었다’는 말을 믿지 않게 된 것이다. 우리가 잃은 건 단지 어렸을 때 꿈꿨던 혹은 꿈꿨다고 믿는 희망들이다. 어릴 적 꿈이 순수하기 때문에 아름답고 지금의 꿈이 현실적이기 때문에 아름답지 않다는 건, 기억의 미화다. 다분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모천회귀(母川回歸)성 존재가 아닌 인간은 지금을 살아가는 존재라고 믿는다. 

연어, 라는 말 속에는 강물 냄새가 난다

<연어> 이야기 이후 15년 만에 <연어 이야기>가 나왔다. 오랫동안 사랑받은 책의 속편이라면 그 부담감은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된다. <연어 이야기>는 3인칭과 1인칭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으며 학교를 통해 현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끈’이나 ‘스며듦’으로 치환되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연어>에 비해 직접적이다.  

눈맑은연어와 은빛연어는 태어난 강에서 숨을 거두었지만, 그곳에서 또 다른 생이 시작된다. ‘나’는 알이었다. 그것도 다른 연어들보다 한 달이나 늦은 알이다. ‘나’는 말한다.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건, 결국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뜻이었다.” 그런 ‘나’가 ‘너’를 만나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언제부터 연결되어 있었는지 모를 끈으로 연결되어 사랑을 통해 서로에게 스며든다. “물속에 사는 것들은 모두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이 되어 있단다. 그렇지 않다면 이쪽 마음이 저쪽 마음으로 어떻게 옮겨갈 수 있겠니? 그렇지 않다면 누군가를 어떻게 사랑하고 또 미워할 수 있겠니?”(81쪽) 그리하여 ‘나’는 “너를 붙잡고 싶었지만, 붙잡아야 했지만, 그러나 끝내 붙잡지 않”고 울지도 않는 연어가 되었다. 그리고 예견된 죽음을 향해가는 ‘너’에게 “너는 자유야!”라고 외쳐줄 수 있는 주체적 자아가 되었다. ‘나’는 그렇게 삶을 배우고 성장한다. 

희망을 찾는 것도, 희망을 간직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때로는 삶을 살아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기도 하다. 많은 벽에 부딪히고 많은 것들을 잃지만 살아나가는 삶이 곧 희망이다. 신문이나 주변에서 삶을 힘겨워하는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된다. 지금 이 삶을 살아가는 당신이, 바다로 나아가려는 당신이 아름답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재즈피플> 안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