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의 과학> - '암호화 기술' 속 이야기를 풀어내다 블로거, 책을 말하다

사이먼 싱의 암호의 과학 - 개정판
사이먼 싱 저 | 이원근.이승원 역 | 영림카디널 | 2009.06.15

 

책 읽기와 밥먹는 일에는 어느정도 비슷한 구석이 있는 거 같습니다. 음식의 종류가 엄청나게 다양한 것 만큼이나 책의 종류도 다양하다는 점이 우선 비슷합니다.그리고 또 한가지 몸에 좋은 음식은 입에 쓴 법이고, 너무 달콤하게 넘어가는 책들은 사실 별다른 영양가가 없기 마련이지요. 하지만 어느 곳에나 예외는 있는 법 입니다.

책을 읽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휘리릭 넘겨볼 수 있는 가벼운 이야기 책은 심심풀이로 좋고, 한 문장 한 문장 꾸역 꾸역 되짚게 되는 무거운 소설들은 한가한 주말 오후를 보내기에 적당합니다. 책장 한 칸을 빼곡히 메우고 있는 두꺼운 전공 서적들은 사실 일년에 한 번 펼쳐 볼까 말까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흐르는 강물처럼 유려한 문장이 펼쳐지는 수필은 왠지 컨디션이 나쁘고 우울할 때 조용히 앉아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는데 좋습니다.

매번 새로운 책을 접할 때 마다 나름의 마음가짐을 갖는 셈입니다. 그런데, 운이 좋은 날에는, 공부할 셈으로 큰 마음먹고 손에 잡은 책이 굉장히 재미있어서, 다 읽고 난 후에는 어째 괜히 배가 부른듯 하고, 마음이 뿌듯해지는 그런 책을 만날 때도 있습니다. 예전에 소개해 드렸던, '생물과 무생물 사이' 가 그런 책이였습니다. 그리고, 또 한권, '사이먼 싱의 암호의 과학' 도 읽기에 흥미진진하면서도 '암호' 라는 주제에 관해서 전체적인 개념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굉장히 마음 흡족해지는 책입니다.

'암호' 라는 주제에 관해서, 입맛을 다시게 하는 전체 마냥, '암호' 와 연관된 과거의 흥미로운 몇 가지 비사를 곁들인 후, 2차 세계 대전 치열했던 연합군과 동맹군과의 전쟁와 중에 펼쳐진 '암호 해독' 을 위한 두뇌싸움을 소개하며 오랫동안 사용되었던 암호화 기술의 종류와 그 해독법에 관해 솜씨 좋게 풀어 놓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기다렸던 메인 요리, 오늘날 우리가 인터넷 상거래를 할 때 널리 사용하는 이른바 '공인 인증서' 에 사용된, '공개 키 - 개인 키' 개념의 암호화 기술에 대하여 이야기해 줍니다. 왜 이러한 기술이 필요하게 되었는지에 관한 개념, 그리고 기술 발전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사람들의 이야기, 수학의 소수(1,2,3,5 와 같은 수)의 중요성 등등등... '공개 키 - 개인 키' 방식의 암호가 무엇이고 왜 안전한지에 관해, 평소 암호학에 관해 잘 몰랐던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재미있고 친절하게 이야기해 줍니다. 그리고 마지막 달콤한 디저트는 완벽한 암호 기술이라고 이야기되는 미래의 '양자 암호' 에 관한 개략적인 설명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른바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암호화' 는 요즘 우리 일상생활에서 땔려야 땔 수 없는 꼭 필요한 요소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사실 우리는 우리가 늘 사용하고 있는 '암호' 기술이 쓰기 귀찮다고 툴툴 거리기만 할 뿐, 그 원리에 대해서는 반쯤 눈을 감고 있던게 사실인거 같습니다. 사이먼 싱의 '암호의 과학' 은 우리가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암호화 기술' 의 속에는 참으로 생생하고도 흥미 진진한 이야기가 한 가득 펼쳐져 있음을 깨닭게 해주는 소중한 책입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휴우'님은?
프로그래머라고 자신 있게 소개하기에는 조금 찔리는 구석이 있는 직장인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어보려고 노력은 하지만, 그저 밝고 유쾌하고 조금 뒤틀린 구석이 있는 소설에만 슬금 슬금 손이 가네요. 예쁜 부인을 큰 기둥으로 삼고, 그 옆에 책과 게임 그리고 소프트웨어를 지지대로 세워 온갖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덧글

  • 개발부장 2010/07/01 20:31 #

    저 쪽도 괘 관심있는 분야이긴 한데, 일대일 대응식 암호와 에니그마를 넘어서서 소수에 들어가서부터 이해 못하고 있습니다. 진득하니 시간 들여 달라붙으면 어찌어찌 안될까 싶기도 하지만 진득하니 딴짓을 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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