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옛집과 꽃담> - 주목받지 못한 한국의 아름다움 블로거, 책을 말하다

이종근, <한국의 옛집과 꽃담>, 생각의 나무, 2010


한국이 일제 강점기에서 해방되고 급속도의 발전을 거치는 과정에서 사용한 것은 서양식의 기계문명주의였다. 그 안에서 문화는 필연적으로 서양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자연스럽게 한국의 전통문화는 그야말로 시대의 발전에 거스르는 것으로 투영화되었고, 그것을 고수하는 것은 시대의 발전을 인정하지 않는 고루함으로 여겨졌다. 이는 먼 옛날의 이야기가 아니라 10년 전만 해도 한국 사회에 깊게 뿌리 박힌 사상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한국의 전통문화가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꽤 최근의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런 경향은 '애국심'이라는 보편적인 코드와 맞물려 언론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그렇게 과열화된 전통문화에 대한 각광은 빠르게 전파된 것 만큼이나 빠르게 사라졌다. 그것은 거의 국민성에 가까운 것으로 보이는 냄비근성과도 관계가 있지만, 사실상 한국의 전통문화가 가지는 느림의 미학과 정적인 아름다움은 때문에 빠른 속도를 추구하는 현대사회와는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에는 '느리게 사는 것의 아름다움'이라는 책을 필두로 느리고 자연적인 삶을 추구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노력은 속도를 추구하는 현대사회의 경향성을 바꾸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한국의 전통문화를 추구하고, 그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서적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전통문화의 모든 것이 표면으로 떠오르는 것은 아니고 일반적으로 이야기되는 보편적인 문화들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음악적인 면에서는 아리랑과 퓨전국악이 있고, 식문화 또한 보편적인 것들이 있다. 그러나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그런 것들은 사실상 이제와서 직접적으로 언급하기엔 많이 식상한 느낌이 있기 때문에 '무한도전'의 그것처럼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지 않는 한 많이 어필하기 힘들다.

'한국의 옛집과 꽃담' 또한 그런 경향성 위에 존재하는 작품인데, 새로운 한국 전통문화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롭울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마이너한 전통문화를 바라볼 사람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시청률의 문제로 연관되는 것이기 때문에 대중이 관심 없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 할 리는 만무하다. 이런 상황에서 마이너한 한국의 아름다움들이 대중성을 가지기에는 너무나 힘들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한국의 옛집과 꽃담'이 이야기하는 아름다움이 아름답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제일 큰 문제는 바로 그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방법적 문제이다. '한국의 옛집과 꽃담'이 예술을 다루는 전문적인 학술서가 아닌 이상에야 한국의 옛집 그리고 꽃담이 어떤 역사적 의미를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를 전문적으로 알 필요가 어디에 있겠는가. 그러나 '한국의 옛집과 꽃담'은 집 하나하나, 담 하나하나에 역사적인 설명과 그 의미를 덧붙이며 이야기를 어렵게 끌어간다. 물론 사진도 많지만 압도적인 텍스트에 가려 잘 부각되지 않고, 책을 펼치면 한국적인 아름다움보다는 엄청나게 늘어선 텍스트에 먼저 기가 눌린다. 이건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아름다움을 공부하기 위한 것인지 잘 모를 정도이다.

사실상 이것은 '예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거의 모든 전문적인 이야기들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한계이자 문제점이다. 이것을 해결하는 것은 좀 더 대중적으로 다가가는 것이지만 문제는 그것이 공인력과 상반되는 개념이랄까.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결국 예술계와 대중이 끊임 없이 대립하며 수정해 나가야 하는 문제이다. 그리고 '한국의 옛집과 꽃담'도 이런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도.

 

오늘의 책을 리뷰한 '행복한 벌레'님은?
매일매일 학점을 걱정하지만 걱정하면서 놀고 있는 평범한 대학생입니다. 공대생이지만 전공보다는 문화생활에 관심이 많아 공부하는 시간보다 책을 읽거나 영화시사회나 각종 공연을 찾아다니는 시간이 더 많은 특이한 성향을 지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