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에 물들다> - 무엇보다, 그곳에 '사람'이 있다 책, check, 책

안영민, <팔레스타인에 물들다>, 책으로여는세상, 2010  


"뉴스나 신문에서만 가끔 볼 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왜 싸우는지, 왜 폭탄을 터뜨리는지,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이 다쳐야 하는지, 도대체 누구의 잘못인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 그저 안타까운 마음으로 뉴스를 보다가 이내 잊어버리는 사람들, 하지만 무언가 죄책감으로 마음 한 구석이 찝찝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팔레스타인이라는 이름은 뉴스나 신문에서만 가끔 볼 뿐, 그 이름이 지도 위에서 지워진 것도, 그 이유나 과정도 잘 알지 못했습니다. 아니 오히려 관심이 없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건 아마도, 이 책의 지은이가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위해 시민활동을 한다고 했을 때 주위 사람들이 보였던 반응과 비슷한 태도일 겁니다.

“한국도 일이 많은데 웬 팔레스타인?”

지은이 또한 처음에는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느 날 팔레스타인 아이가 이스라엘 군인의 총에 맞아 죽은 사진을 본 후부터, 팔레스타인에 대해 공부하고 그렇게 알게 된 팔레스타인의 억울한 현실을 한국 사람들에게 알리기 시작했다고 하니까요. 이 책, <지도 위에서 지워진 이름, 팔레스타인에 물들다>는 그런 지은이가 직접 그곳을 찾아가 몸으로 알게 된 팔레스타인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는 팔레스타인의 역사와 문화, 무엇보다 사람들의 일상적 삶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의미에서, 이 책을 통해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해보다 더 많이 얻어갈 수 있는 게 있다면 그건 결국, 사람을 목적으로 사람을 중심으로 팔레스타인 문제를 바라보고 있는 지은이의 태도가 아닐까 합니다. “장벽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장벽에 갇혀 사는 사람들이고, 이스라엘군의 총격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 총알을 몸으로 맞아야 하는 사람들이다. 한국에서 시민운동이라는 것을 하면서 많은 것을 사건과 사업과 일로 만들고, 그러면서 정작 그 사건과 사업과 일이 있어야 하는 이유인 사람들은 잊고 살았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54쪽)라고 말하는 지은이의 마음이, 책 속 곳곳에 드러나 책 전체를 물들이고 있으니까요.

문제적 상황을 드러내기 위해 사람을 말하지 않고, 함께 지내는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 즉 “우리처럼 즐거우면 웃고 슬프면 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그들을 슬프게 하고 울게 하는 “우리와는 조금 다른 조건”을 말하는 이 책이, 팔레스타인의 힘겨운 오늘을 우리와 가까운 현실로 느끼게 하는 이유입니다.

내 삶의 티끌만한 버거움에 허덕이며 다른 사람들에 대해 생각할 여유조차 갖지 못하는 우리들에게, 그래서 종종 외로워지는 우리들에게, 우리에게는 너무나 당연하게 주어진 것들(물, 전기, 안전 등)을 얻기 위해 목숨을 건 일상의 투쟁을 계속해야 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표정이 전해져 옵니다.  


그렇게 “저녁 하늘에 노을이 지듯 사람이 사람의 가슴에 물드는 것, 연대란 그런 것이 아닐까” (55쪽)라는 지은이의 말을 되새겨 보게 됩니다. 
 

-현선(anejsgkrp@bandinlun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