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추천도서] 집회의 자유와 집시법, 그 사이에 눈물이 고이고 있다. 이슈와 추천도서

  

2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청년실업해결, 반값등록금 실현’을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들 70 여명이 경찰에 연행됐습니다. 이는 이들(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이 당초 마로니에공원에서 진행하려던 반값등록금 촉구 집회를 광화문 광장으로 갑자기 변경한 데 따른 것인데요. 이렇게 집회 장소를 변경하게 된 것은 이날 아침 일부 언론에서, 한나라당의 반값등록금 추진 정책이 저소득층과 B학점 이상으로 그 대상을 제한하려 한다는 보도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경찰들은 이들이 미리 신고하지 않은 장소에서 시위를 벌였고, 이것이 ‘집시법’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학생들을 연행한 것이고요. 

대학생들이 시위를 통해 주장하고 싶었던, ‘청년실업해결’과 ‘반값등록금 실현’. 이것이 대한민국 청춘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옭아매고 있는 심각한 문제라는 걸 모르는 이는 아마 없을 것입니다. 한 해 1000만원을 넘는 ‘미친 등록금’은 부모님의 허리가 휘게 하는가 하면, 대학생들에게는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 하는 무거운 짐을 지우게 합니다. 게다가 이걸로도 마련하지 못한 등록금 때문에 학생들은 휴학을 밥 먹듯 하거나, 대출받은 등록금과 이자로 졸업 후 사회로 진출하는 그들의 시작은 빚쟁이이기가 십상입니다. 그런데 어디, 이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해 빚을 갚아나가는 건 쉽던가요. 청년실업대란은 해마다 늘어나는 대졸자들을 감당하지 못한 채 청년실업자를 양산하는가 하면, 직장을 구하지 못한 그들은 비정규직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대출금에 허덕이다 신용불량자가 되기도 하니까요.  

    

그러니 광장에 뛰쳐나온 그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절박한 것인지는 어렵지 않게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절박함을 알리기 위해 그들은, 헌법(제21조 1항)이 보장하고 있는 집회의 자유(다수인이 어떠한 공동목적을 위하여 일시적으로 일정한 장소에 회합하는 자유)를 행사한 것이고요. 그런데 이게 집시법을 위반했다는 것인데요. 집시법, 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란 “국민의 정치적 기본권이라 할 수 있는 집회의 자유에 대하여 공공의 안녕과 질서 유지를 위한 제한을 가하는 법률”을 말합니다. (집시법 더 자세히 보기 )그러니까 경찰들은 ‘공공의 안녕과 질서 유지를 위’해 대학생들의 집회를 막고 그들을 연행해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찰들의 행동은 "일반적인 자유권과 같이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제37조 2항)"다는 법 조항에 따른 것입니다. 대학생들이 광화문 광장 집회를 통해 ‘집시법’ 중 ‘옥외집회 및 시위의 신고’ 조항을 지키지 않은 건 사실이니까요. 

그러니까 문제는 ‘집회의 자유’와 ‘집시법’ 그 사이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2008년 촛불 집회 이후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던 문제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사실상 정부는 이 집시법을 통해 국민들이 당연하게 행사해야 할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고 국민들의 입을 막아왔다는 혐의를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정부의 처사가 비단 혐의에 지나지 않는다는 국민들의 원망과 분노의 목소리는 날로 높아져만 가고 있는 게 현실이고요. 그러니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민의 간절한 목소리를 외면하는 그들에게, ‘공공의 안녕과 복리’를 주장하며 법을 행사하는 그들에게, 미친 등록금에 눈물 흘리는 대학생, 청년실업으로 사회의 밑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진 그들의 안녕과 복리는 도대체 누가 어떻게 보장해줄 것인지, 그 눈물을 보지 못하는 국가는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말입니다. ‘집회의 자유’와 ‘집시법’, 그 사이에 국민의 눈물이 고이고 있는데도 말이죠.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anejsgkrp@bandinlun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