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방> - 청춘, 고시원에서 '자기만의 방'을 외치다 책, check, 책

 


정민우 | <자기만의 방> | 이매진 | 2011

 

“사람들은 집에서 태어나, 집에서 자라고, 집을 떠나 또 다른 집을 구성함으로써 생을 전개한다.” (53쪽)


모든 삶은 각자가 살고 있는 ‘집’을 근거로 한다. 밖에 나가 세상을 만나고 다시 돌아와 몸을 누이며 마음을 쉬게 하는 집, 그곳은 땅이라는 움직이지 않는 실체에 기반해 안정과 편안함을 제공하는 삶의 자리다. 그러므로 자신의 삶에 있어서 ‘집’을 뺀 나머지를 생각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이는 ‘홈리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인데, ‘집 없음’이라는 부정의 상태로 고려되는 ‘집’ 또한 모든 인간에게서 빼놓을 수 없는 삶의 조건으로써 그것의 의미를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민우의 <자기만의 방>은 이러한 ‘집’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집은 그것의 보편적 의미를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저자는 인간의 삶에 있어서 집이 갖는 의미를 묻는 동시에 ‘고시원’이라는 한국 사회의 주거지를 통해 ‘지금, 여기’의 구체적인 현실을 사유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책은 “나고 자란 집을 쉽사리 떠날 수도,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집을 쉽사리 마련할 수도 없는 오늘날의 청년들이 놓인 역설적인 상황”에 주목한다.


이는 ‘내 집 마련’이 꿈이 되어버린 한국 사회에서 ‘집’과 ‘집 없음’의 경계에 내몰린 청년 세대들이야 말로 지금, 여기 ‘한국 사회의 집’을 생각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청년 세대와 고시원은 한국 사회에서 정상적이고 규범적인 ‘집’과 ‘집 없음’의 경계에 관해, 그리고 그 경계를 구성하는 가족-국가를 포함한 권력 역학에 관한 의문을 제기하는 위치” (57쪽)인 것이다. 그러므로 저자는 참여관찰이라는 방법에 근거해 실제 고시원에서 거주한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를 통해 우리 시대의 ‘집’과 ‘주거의 사회학’에 접근해 나간다.


그렇게 <자기만의 방>에는 현재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현실과 그 속에서 분투하는 청춘들의 자화상이 담겼다. 여기에 “인간의 육체적 재생산과 관련된 물리적 차원의 아파트, 경제적 재생산과 관련된 자가 소유 여부, 정서적 재생산과 관련된 정상 가족이라는 세 가지 요소의 결합으로 구성”된 한국 사회의 규범적 집과 그러한 관념의 실패로서 현현되는 ‘방살이 청춘’들의 고단함이 새겨져 있다. 그리고 이는 집을 근거로 독립의 가능성과 불가능성을 오고가고, 삶의 성공과 실패를 이야기하는 오늘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 사회에선 ‘집’이 곧 재산인 동시에 능력을 의미한다. 그 사회에서 우리는 “어디 사세요?”라는 흔한 질문에 자신이 처한 경제적 현실을 환기하고 타인의 처지를 가늠한다. 그런 우리들 중에, 이미 이 사회가 요구하는 규범적 집을 소유하고 남의 일 보듯 <자기만의 방>을 읽어낼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될까. 그러므로 우리의 처지는 고시원에 살고 있는 방살이 청춘들과 다르지 않다. 우리도 그들처럼, 생의 온전한 전개를 위해 ‘자기만의 방’을 외치고 있으니 말이다.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anejsgkrp@bandinlun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