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페이스] - 실패로 예정된, 누군가의 아메리칸 드림 오감의 소파

 

브라이언 드 팔마 | [스카페이스] | 콜럼비아 | 2010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스카페이스]는 1932년 하워드 혹스에 의해 만들어진 동명영화를 리메이크한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감독은 이전 작품과 달리 주인공을 쿠바 태생의 이민자로 설정한다. 다시 말해, 이 영화는 미국의 전설적인 갱 알 카포네의 별명 ‘스카페이스’를 차용하고 있지만 그에 머물지 않고 미국이라는 사회에서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이민자를 통해 아메리칸 드림이 지니고 있는 모순과 허구성을 보여주고자 한다는 것이다. 특히, ‘스카페이스’, 즉 상처 난 얼굴은 이 영화에서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는 ‘외부인’이라는 요소와 함께 ‘토니 몬타나(알 파치노)’라는 인물이 거쳐 온 삶의 흔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게다가 이는 미국이라는 새로운 사회에서조차 그의 상처(혹은 과거)가 낙인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부각시키는 기제로 작동한다.


영화가 시작하고 처음 나오는 장면은 1980년 5월, 피델 카스트로가 쿠바의 마리엘 항을 개방하면서 미국으로 건너오는 쿠바 난민들의 모습이다. 이러한 이주는 표면적으로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가족을 상봉하기 위한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혁명에 도움이 되지 않는 ‘감옥의 인간쓰레기들’을 미국으로 추방하기 위한 목적이 숨겨져 있다. 그리고 이 인간쓰레기들 혹은 반카스트로 지지자들 중에 영화의 주인공인 토니 몬타나가 포함되어 있다. 자신의 나라에서 추방된 동시에 다른 나라에서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방인의 자리에 놓여 있는 토니 몬타나. 그의 모습에서 우리는 어느 사회에도 속하지 못하는 외부인의 처지와 그로부터 생겨나는 소외의 무게를 느끼게 된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입국 심사가 이루어지는 장면이다. 기회의 땅 미국이라는 나라에 오게 된 토니 몬타나는 입국 심사를 거치는 순간부터 외부인 혹은 범죄자라는 낙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의 자유는 이러한 낙인으로 인해 제한받는다. 카메라는 많은 사람들(검사관)에 둘러싸여 있는 토니를 다른 인물과 동일한 위치에서 보여주지 않고, 그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 사이 혹은 틈새에서 외부인을 배척하며 관찰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시선으로 보여준다. 또한 검사관들이 하는 질문에 토니가 답한다 해도 그들은 토니의 말을 믿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관찰한 내용 즉, 얼굴에 난 상처와 손에 남겨져 있는 문신을 통해 그를 파악한다. 토니가 아무리 자신의 과거를 감추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자 한다 해도 그의 과거는 흔적처럼 따라오며, 그의 새로운 시작은 여전히 범죄자라는 낙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영화가 진행되면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그의 아메리칸 드림, 그것의 서사는 얼굴에 난 상처가 상징하는 ‘폭력’을 통해 전개된다. 다시 말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이방인으로서의 토니 몬타나가 자본주의 체제의 미국이라는 사회에서 기회와 돈, 자유를 얻어가는 과정은 언제나 다른 사람의 죽음과 범죄를 통해서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꿈을 향해 나아가는 동시에 꿈으로부터 멀어진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다른 삶으로 향하는 출구를 찾지 못하고 얼굴에 난 상처처럼 끊임없이 과거의 흔적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것과 같다. 하지만 이와 같은 결과가 그의 자발적 선택에서만 기인했다고 볼 순 없다. 누구나에게나 열려 있을 것만 같던 미국 사회는 사실상 아무나에게나 '아메리칸 드림'을 허락하지 않으며, 이방인을 향한 차별과 배제의 시선을 버리지 않는 그곳에서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스카페이스]는 낙인의 흔적을 안고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려는 외부인의 삶의 여정을 따라가며, 그가 결국 맞게 되는 고립과 외로움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와 같은 과정에서 감독은 치열한 삶의 과정과 함께 멀어져만 가는 꿈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죽음을 통해 이루어진 토니의 성공은 결국 그의 최후의 양심과도 같은 이상(행복한 가정)에 부딪히며 결말을 맞게 된다. 그가 처음 다른 사람의 죽음을 거부했을 때, 그는 이제까지 자신이 이루어 놓은 성공의 실체를 확인하고, 이로 인해 허망한 삶의 자리에서 최후를 맞게 되는 것이다.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anejsgkrp@bandinlun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