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서 만난 사람] '이상한 나라'에서 '앨리스'랑 놀아요 - 유아·여성/종교 MD 이혜진 서점에서 만난 사람


첫 책에 대한 기억이 있으신가요? 많은 분들이 대게 어릴 적에 감명깊게 읽었던 책은 오래도록 기억하시던데, 전 아무리 생각해봐도 별 기억이 없어요. 당시 제가 읽고 있던 책을 보지 못하게 숨겨 놓으셨던 어머니와 그분의 날카로운 '사상 검열'에 대한 기억만이...^^;;

어쨌든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독서의 역사가 있을 텐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이분은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시작해볼까요?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유아·여성/ 종교 분야를 맡고 있는 도서MD 이혜진입니다. 저는 도서MD 일과 함께 반디앤루니스에 납품을 원하시는 출판사와 거래를 진행시키는 신규거래도 담당하고 있어요. 가끔은 과부하에 정신이 없기도 하지만 천직이라고 생각할 만큼 이 일이 즐겁습니다.

서점에서 일을 하시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중·고등학교 때부터 책을 좋아했어요. 학창시절을 떠올려보면 꼭 한 과목만 특출나게 잘하는 얘들 있잖아요. 저는 국어만 잘했어요. 지금 와서 다시 생각해보니 국어 점수가 잘 나와서 좋아했던 거 같기도 하네요. 책을 좋아하다보니 수능 후에 자연스럽게 동네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구요. 그러다 반디앤루니스에 지원까지 하게 된 거 같아요. 

서점 직원이라서 좋은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서점 직원이라서 좋은 점은요. 읽고 싶은 책을 다 읽을 수 있다는 점과 신간이 매장에 진열되기도 전에 제가 먼저 볼 수 있다는 점이예요. 가끔 출판사 분들이 인쇄 후 제일 먼저 가지고 오셨다면서 따끈따끈한 도서를 쥐어주실 때마다 갓 구운 빵을 한아름 안고 있는 기분이여서 너무 행복해요. 제 비유가 극히 개인적이죠(^^;).

그리고 좋지 않은 점을 굳이 따지다면 책을 읽고 관리하는 하는 것이 일이다 보니 책에게는 미안하지만 표지만 봐도 지겨울 때가 있어요. 

반디앤루니스에서 일하시는 동안 가장 의미 있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의미 있던 순간들이 많지만 굳이 하나를 꼽자면 2011년 어린이날 기획전 때 일을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반디앤루니스를 아시는 분도 많이 있지만 생각보다 저희 서점을 아직 모르시는 분들도 많이 있어요. 그래서 기획전이나 이벤트를 진행해도 참여율이 낮을 때가 많고, 어린이날 기획전도 반신반의 하면서 진행을 했죠. 그런데 소위 대박이 난 거죠. 판매도 올라가고 심지어 저희가 보낸 사은품이 고맙다며 어떤 고객분은 블로그에 글까지 써주셨더라구요. 정말 눈물날 뻔 했답니다.

가장 기억에 남은 고객과의 일화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저는 매장 영업직이 아니라 고객님과 대화할 일이 거의 없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출판사 분과의 일화를 소개시켜드릴께요.

신규거래를 하고 난 후에는 각 분야 MD들과 상담을 하기 때문에 그 출판사 분과 계속적으로 소통이 이루어지는 일은 거의 없어요. 신규거래 할 때 딱 한 번 보면 다음번에는 얼굴보기가 힘든 거죠. 그런데 추석 전날 출판사 한 분이 회사로 저를 찾아오셔서는 신규 거래 때 하나하나 차근차근 설명해줘서 너무 고마웠다고 덕분에 다른 서점들과도 편하게 거래할 수 있었다고 하시는 거예요. 잘 생각해 보니 그 분이 글만 쓰시던 분이라서 출판관련 일을 전혀 모르셨고 그래서 제가 설명해드렸던 게 생각났어요. 저는 업무이기에 당연한 일이라고 말씀드렸지만 몹시 고마워하시며 자그마한 선물까지 가져오셨더라고요. 선물 때문이라고 오해하시는 분이 계실까봐 말씀드리는데 절대 그래서 기억에 남은 건 아니구요. 저는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했던 걸 너무 고마워하시며 추석 전에 일부러 찾아와 주신 게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최근 나온 신간 중 주목할 만한 책을 소개해주세요.
 

   

-여성 분야 : <차홍의 셀프동안 헤어법>
스타킹에 나와서 네이버 검색순위 1위까지 하셨던 차홍 씨가 뜨거운 관심으로 책까지 내셨어요. 저도 책보고 집에서 해 봤는데 쉽기도 하고 재미있더라고요. 여러분, 우리 같이 예뻐져요~

-유아 분야 : <펭귄 히쿠>
배 모양이 혼자서만 하트인 히쿠 이야기예요. 내내 혼자 지내던 히쿠가 놀러온 친척들과 함께 지내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데, 숨은 그림 찾기의 재미까지 선사해주는 그림책입니다.

-종교 분야 : <3분 - HEAVEN IS FOR REAL>
4세 미국 소년의 3분 천국 방문 여행기입니다. 주인공 부포 콜튼이 응급 맹장 수술로 전신마취를 하고 잠시 의식을 잃은 3분 동안 천국에 다녀온 이야기를 어린아이와 같이 천진하고 순수하게 담았습니다. 

담당 분야 도서 중 ‘이 책만은 반드시!’라고 강력하게 추천할 만한 도서를 소개해주세요.
 

   

-여성 분야 : <아이의 자존감>
지금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 아이의 사생활 후속편으로 나온 <아이의 자존감>이예요.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꼭 한 번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아이의 자존감을 위해 부모가 놓쳐서는 안 될 양육 원칙과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 놓았답니다.

-유아 분야 : <마당을 나온 암탉> (애니메이션 그림책)
초등학교 5학년 읽기 교과서에서도 수록된 <마당을 나온 암탉>이 유아의 시선에 맞게 애니메이션 그림책으로 출간되었어요. 지금 영화도 흥행 중에 있으니 두말 할 필요 없을 것 같네요. 황선미 원작 '마당을 나온 암탉'의 진한 감동에 빠져 보아요.

-종교 분야 : <신성종의 내가 본 지옥과 천국>
<신성종의 내가 본 지옥과 천국>은 반디앤루니스에서만 유일하게 한 달 이상 종교분야 1위를 차지한 도서예요. 워낙 다양한 종교가 있기 때문에 종교분야는 솔직히 책을 추천드리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한 달 이상 1위를 하며 검증된 도서를 추천해드립니다.

‘책 읽는 설렘’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신다면?

저는 어릴 때부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동화를 좋아했어요.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온통 신기한 것들뿐이어서요. 토끼가 얘기를 하고 앨리스가 작아졌다가 또 커졌다가. 책 읽는 설렘이 그런 거 같아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온통 신기한 세상과 만나는 느낌이요. 

요즘 읽고 있는 책에는 어떤 게 있나요?
 

 

요즘에 읽고 있는 책은 창비출판사에서 나온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과 살림출판사에서 나온 론다 번의 <시크릿 파워>를 읽고 있어요.

담당하는 분야 이외에 평소 즐겨 읽는 분야와 그간 읽어온 책 중에 추천할 만한 도서도 소개해주세요.
 

  

자기계발 도서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분야는 가리지 않고 읽어요. 최근 읽은 것 중에 추천하고 싶은 도서는요. 21세기북스에서 나온 <흔들리는 30대를 위한 언니의 독설 1, 2>예요. 자기계발 도서구요. 저는 30대가 아니긴 하지만 재치 있게 여자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풀어 놓았더라고요. 30대가 아니어도 직장인 여성이라면 후회하지 않으실 것 같아요. 

좋아하는 작가가 있으신가요?

문태준 시인, 최문자 시인, 김진명 소설가를 좋아해요.

늘 마음에 두고 있거나, 몇 번이고 다시 보며 감동을 느끼는 책이 있으신가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다음으로 좋아하는 책은 <누가 호루라기를 불어 줄까>예요. 아동책이긴 한데 어릴 때 너무 감동받으면서 읽은 책이여서 지금도 마음이 복잡하고 생각이 많아질 때는 이 책을 읽어요. 그럼 마음이 잔잔해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 감동받은 도서는 공지영 작가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예요.

그 외에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반디앤루니스를 많이 많이 사랑해주세요. 그 사랑이 있어야 저희 MD들도 힘이 나고 회사도 힘이 나요. 저희 반디앤루니스가 모든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는 서점이었으면 좋겠어요. 저희도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좋아하고, 마음이 복잡할 땐 어릴 시절 감동받았던 아동책을 다시 꺼내 보신다는 이혜진 님. 책을 좋아하기 시작한 어린 날의 그 마음 그대로, 앞으로도 좋은 책 더 많이~많이~ 소개해주실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