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사람들> - 보이지 않는, 우리가 애써 외면하는 사람들 블로거, 책을 말하다



 

E.벤저민 스키너 | <보이지 않는 사람들> | 난장이 | 2009

 

저자 벤저민 스키너는 5년 동안 12개 국가의 노예들을 거래하는 지하네트워크, 채석장, 아동시장, 매음굴 등에 실제로 잠입해 노예들의 생생한 일화를 책에 담았습니다. 1 명을 죽이면 살인이지만 100만 명을 죽이면 통계(혹은 역사)라고 스탈린이 말했듯이, 현대 노예들의 전체적인 규모보다 한 명 한 명의 일화를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더 효과적으로 다가가고 있습니다. 1980년, 모리타니공화국이 노예제를 폐지함으로서 법과 제도면에서는 세계에서 사라졌지만 지금이야 말로 그 어느때보다 노예가 많은 시기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저자가 규정하는 현대의 노예는 강요나 사기를 통해 생존을 넘어선 보수를 전혀 받지 않고 강제 노동에 종사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여러 노예의 형태 중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고 덕분에 지원도 많은 형태는 인신매매로 인한 성매매 여성입니다. 불가리아, 우크라이나, 대만, 중국, 아프리카 남부, 우즈베키스탄, 몰도바, 인도, 한국 등 전세계의 여성들이 두바이, 미국, 일본, 한국, 영국, 네델란드 등의 거대 성매매 시장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발칸반도의 국가인 몰도바는 전체 인구의 25%인 100만여 명이 사라졌습니다. 이러한 인신매매는 범죄집단의 두 번째로 수익성을 보장해주는 상품이 되었고 연간 100억 달러 규모에 이릅니다. 공공장소에서 여자들은 나체로 경매되고, 몸을 팔기에 너무 못생긴 경우 장기가 팔립니다. 이러한 여성들은 설령 도망치더라도 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해 살해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도망칠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심지어 유엔 평화유지군마저 평화보다는 강간으로 유명해지고 있습니다.


몇몇 국제적 연구에 따르면, 법에 따른 처벌의 증가는 인신매매 총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 반면 빈곤 경감은 취약 계층이 인신매매 희생자로 전락하는 것을 막아주었다.
(281쪽)


하지만 이러한 인신매매로 인한 성매매 여성보다 더 많은 형태는 빈곤으로 인한 노예들입니다. 진흙쿠키로 알려진 아이티 공화국에서는 2달러면 여섯 살 소년들의 성을 살 수 있고, 50달러면 열 살에서 열세 살 가량의 아이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다른 집에 팔려나간 아이들은 2002년 기준 40만 명을 넘어섰고 일부는 미국과 캐나다 등지로 팔려나갑니다. 아이들은 들과 밭에서 일하고 성노리개가 됩니다. 아프리카의 수단은 내전으로 인해 반군과 정부군이 앞다투어 부족들을 습격해 노예를 만들고 있고 그 수는 20만 명에 달합니다. 아직도 맹위를 펼치는 카스트 제도가 있는 인도에서는 불가촉천민 계급이 채석장 등에서 강제노역을 하는 노예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행위에 대해 당국은 침묵함으로써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에서 노예 상태였던 하녀 열일곱 명이 고층빌딩에서 몸을 던졌다. 밀러는 싱가포르 관리들에게 이 사실을 들이댔다. "그 사람들이 내놓은 설명은 바깥에 빨래를 너는 데 문제가 있었다는 거였어요." 밀러가 말했다. "그 사람들 설명으로는 말이죠"
(275쪽)


책에서는 존 밀러와 마이클 호로위츠라는 두 관료를 소개합니다. 호로위츠는 공화당원이자 복음주의자로 보수 기독교도의 관점에서 성매매와 노예문제를 바라보았고, 밀러는 미국의 해외원조 기금에 영향을 주는 인권국가등급을 무기로 노예제 폐지를 위해 싸웁니다. 밀러는 정치, 외교적으로 노력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맙니다. 2003년의 반짝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그 후 현실적인 벽에 부딛치는 열정적인 정치인들을 보며 이 문제가 쉽게 풀 수 없는 문제임을 보여줍니다.


저자는 노예문제 해결은 힘들지만 싸울 만한 가치가 있는 전쟁이라고 말합니다. 비록 지금까지의 정책은 결함이 많았고 정치적인 문제로 이슈화되기 힘들었고 언론은 외면했지만 그럼에도 노예제 폐지론자들의 이룬 성과들은 작지만 의미있는 것이었다고 말합니다. 노예문제 해결을 위해 빈곤경감 전략이 포함되어야 하며 소액 신용대출 프로그램과 비정부기구 활용 등이 기존 정책과 조합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자네도 알다시피 자네는 공범자일세. 자네가 만일 빛의 천사라면 어둠의 소행에 대해서 가만히 앉아서 생각할 권리가 있겠는가?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오늘의 책을 리뷰'착선'님은?
이공대생이지만 인문, 사회과학에 관심이 많은 괴짜입니다. 학교에서는 배우지 않지만 책을 통해 다른 세상을 배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