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뭐 읽니?] 호어스트 에버스,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 요즘 뭐 읽니?

 

호어스트 에버스 |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 | 작가정신 | 2008

제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은 호어스트 에버스의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입니다. 지난주 료 님의 추천으로 에디터의 북카트에 담았던 바로 그 책인데요. 오늘 아침 출근길에서 처음 펼쳤는데, 역시!!! 료 님의 추천답게 후덥지근하고 산만한 지하철 안에서도 금세 빠져들어 읽을 수 있었습니다. 

호어스트 에버스, 일단 이분 캐릭터가 심상치가 않습니다. 이제껏 사는 내내, 줄곧, 일관되게 게을렀고 앞으로도 이 삶의 태도를 버리고 싶지 않은 제가 봤을 때, 이분은 이미 어떤 경지에 이른 것 같습니다. 사부! 하고 당장이라도 모시고 싶어지죠. 

이를 테면 이런 건데요. 할 일이 너무 많아 그날에 모두 해치울 요량으로 일부러 일찍 일어난 그는 해야 할 일을 적은 목록만 물끄러미 바라보다 시간을 보내는가 하면, 그 일을 우선 피하고 보자는 심산으로 다른 일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일은 바로, 책장의 책을 키 순서대로 정렬하는 것. 아니 그런데? 그거 괜찮다며 책장에서 책을 스무 권쯤 빼서 바닥에 내려놓더니, 갑자기 의욕을 상실하고 하던 일을 그만두는 호어스트. 그는 그 후 해야 할 목록에 하나를 더 추가한 후 이 일을 마무리합니다. 바닥에 놓여 있는 책 다시 책장에 꽂기! 

아, 이거 저에게는 너무 친숙한 광경인데요. 얼마 전에 저도 휴일에 책 정리 한답시고 엉망진창으로 쌓아놓기만 했던 책을 방바닥에 흩뿌려 놓은 뒤, 한국소설 정리한 후 1시간 휴식, 일본소설 정리한 후 2시간 휴식, 뭐 이렇게 저렇게 시간을 보내다 결국 남은 건 나중에, 로 넘기고 월요일을 맞이했으니까요. 후훗

월, 화, 수, 목, 금, 토, 일로 장이 나뉘어져 있는 이 책은 아마 이런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을 듯 한데요. 전 아직 월요일까지밖에 읽지 못했지만, 책을 덮는 그 순간까지 후회는 결코 없을 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덧붙임.
제가 이 책을 오프라인에서 구매했는데요. 월요일 부분을 다 읽고 지하철에서 내릴 때쯤 책 사이에 끼워져 있는 종이 한 장을 발견했습니다. 오프라인에서 도서 위치를 안내받을 때 쓰는 검색 용지였는데요. 그 용지의 인쇄 날짜는 2010년 12월 25일 16시 54분. 말하자면 책 사이에 끼워져 있는 이 책의 소소한 역사(?)를 마주친 느낌이랄까요? 작년 크리스마스 오후에 서점 바닥에 앉아 이 책을 읽고 있었을 그분이 왠지 궁금해지면서, 아니 그런데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왜 안 사가셨지? 하는 생각이... (^^ㅋ)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anejsgkrp@bandinlunis.com)
 

 

 

 



덧글

  • 안녕학점 2011/07/26 19:35 #

    헛, 제가 책 주인공처럼 살아서 요새 삶의태도를 두고 고민이 많았는데요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 반디앤루니스 2011/07/27 15:36 #

    저도 제 게으른 태도에 대해 매번 고민하게 되는데요. 이 책을 다 읽으면 그 고민이 좀 해결될지도 모르겠어요.ㅎㅎ

    -현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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