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로빈스의 100세 혁명> -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사는 법 블로거, 책을 말하다

 

존 로빈스 | <존 로빈스의 100세 혁명> | 시공사 | 2011

 

배스킨라빈스31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어보신 적 있으십니까? 다양한 아이스크림 메뉴를 만날 수 있어 저도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입니다. 결혼 전에 아내의 집을 찾아갈 때 사들고 간 적도 있습니다. 베스킨라빈스31이야기를 끄집어 내는 것이 생뚱맞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존 로빈스의 100세 혁명>을 쓴 존 로빈스가 바로 배스킨라빈스31의 상속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이스크림을 비롯한 각종 유제품과 축산물에 대한 감춰졌던 진실을 폭로하여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환경운동가로서의 삶을 추구해오고 있습니다.

 

그가 “나는 가끔 우리가 삶을 연장한 것이 아니라 죽어가는 과정을 연장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우리는 수명을 늘리긴 했지만 건강하게 살아가는 시간을 늘린 건 아니다.(13쪽)”라고 서문에 쓴 내용에 전적으로 동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혀 틀린 말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니 100살까지 사는 시대에서 어떻게 하면 건강한 여생을 즐길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중요한 화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언젠가 세계적으로 알려진 장수마을을 찾아서 실마리를 찾아보는 <100세 건강, 우연이 아니다>라는 책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존 로빈스는 그 가운데 네 곳, 즉 에콰도르의 빌카밤바 계곡, 파키스탄의 훈자 지역, 그루지아의 코카서스 지역에 있는 압하지아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일본의 오키나와를 방문하여 그들의 삶을 면밀하게 조사하여 장수의 비결을 찾는 이야기를 1부에서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가 이 고장에서 발견한 장수의 비결은 음식, 운동, 그리고 관계로 정리되고 있습니다. 

 

오키나와를 제외한  세 곳은 문명세계와 거의 단절되어 있는 오지인 까닭에 아무래도 그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나는 음식을 최소한으로 가공하여 거친 상태로 먹고 있으며, 육류보다는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요즘 건강식이라고 부르는 음식들입니다. 두 번째로는 오지인 까닭에 이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몸을 움직여 먹을 것을 직접 구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습니다. 가파른 산등성이를 평지처럼 걸어 다닐 수 있는 것은 이들이 거친 음식으로 단련되어 심혈관계가 깨끗한 탓도 있겠지만, 젊어서부터 단련된 탓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관계입니다. 이들 고장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현상은 나이든 사람을 존경하는 전통이 잘 지켜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노인공경에 대한 압하지하의 이야기를 인용해봅니다.

 

“노인에 대한 압하지야인의 존경은 그들이 쓰는 말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그들의 언어에는 심지어 ‘노인’이라는 뜻의 말도 없다. 그 대신 100세가 넘은 사람들은 ‘오래 사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모든 압하지야 마을은 노인에 경의를 표하여 ‘오래 사는 사람들의 날’이라고 하는 축제일을 지낸다. 매년 이날이 되면 노인들은 공을 들여 만든 의상을 입고 그들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모인 마을 사람들 앞에서 행진을 한다.(36-37쪽)

 

이런 전통은 나이듦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경향을 불러오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100세가 넘었다고 주장하는 노인들을 흔히 만날 수 있지만 공식문서로 확인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사실 우리 사회도 나이 드신 분을 ‘어르신’이라 부르며 공경하는 전통이 면면히 이어져왔습니다만, 산업화되는 과정에서 나이드신 분들을 천덕꾸러기처럼 여기는 이상한 풍조가 자리 잡게 된 것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생각해보면 나 역시 멀지 않은 미래에 그분들처럼 된다는 것을 젊은이들이 깨닫지 못하게 방치한 것은 우리사회가 책임져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스스로를 위해서 시급하게 복원해야 할 전통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채롭고 다양한 장수촌 원주민의 식단의 공통점은 흰 밀가루, 설탕, 통조림 식품, 저온 살균한 우유나 탈지유나 경화유 같이 정제되거나 생명이 빠져나간 음식을 식단에서 발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문명사회의 식단보다 모두 칼로리가 낮은 경향이 있고, 동물성 식품은 소량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정신건강에 대한 이야기도 다루고 있습니다. 현대의학이 이와 같은 끔찍한 질환을 극복하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습니다만, 치매로 대표되는 노인들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질병은 무엇보다도 예방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해답은 바로 세계의 장수촌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장수촌에 사는 어르신들은 대부분 죽음에 이를 때까지 총기를 잃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첫 번째 비법은 바로 운동입니다. 규칙적인 운동이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비밀은 음식에 있습니다. 채소, 전곡, 신선한 과일, 콩류와 같은 식재료에 많이 들어 있는 항산화제를 섭취하는 일입니다. 육류는 알츠하이머를 부르는 음식이라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관계가 가지는 치유력입니다. 가족들, 이웃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일이나, 반려동물도 정신건강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얼마 전 개는 개일 뿐이라는 견해를 담은 <개가 주는 위안>이라는 책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만, 개에게 끌려 다니게 되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장수촌의 가족구성을 살펴보면 한 지붕 3세대는 흔하다고 합니다. 할아버지로부터 손자에 이르기까지 같이 생활하게 되면 개별 가족구성원은 나름대로의 역할을 맡기 마련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손자세대가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사회화되도록 이끌어주게 되며, 손자들의 활기는 노인들의 건강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산업화되는 과정에서 대가족이 해체되어 핵가족화되고 말았습니다만, 대가족이 가지는 다양한 장점을 널리 알리는 캠페인을 벌여야 하겠습니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면서 보톡스를 맞거나 주름제거수술을 받는 등 발버둥을 치는 세태입니다. 하지만 어르신을 존경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자리잡게 되면 자연스럽게 나이 들어가는 것을 받아들이게 될 것 같습니다. 상당한 분량을 통하여 장수하는 비결을 잘 정리하고 있는 책입니다. 저자가 장수촌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도 맛깔스럽게 전하고 있어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지 비결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눈초’님은?
본명은 양기화, 1954년생. 가톨릭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신경병리학을 전공하였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대한의사협회를 거쳐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