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는 블로그] 김목인 * 음악가, 음악가란 직업은 무엇인가 들리는 블로그

 

 

음악가, 음악가란 직업은 무엇인가



음악가, 음악가란 직업은 무엇인가
매년 일정 비율로 태어나는지 음악의 아이들은 계속 나타난다
음악가, 음악가란 직업은 무엇인가
누구도 강요하지 않지만 비밀스런 자기만의 윤리를 지키고 살아간다
음악가, 음악가란 직업은 무엇인가
누구나 좋아하지만, 누구나 집안에 들여놓고 싶어 하진 않는다
음악가, 음악가란 직업은 무엇인가
이 직업은 세계 어디에 가도 알아보는 전지구적 연줄을 자랑한다
음악가, 음악가란 직업은 무엇인가
엄청난 어려움에도 위대하고 아름다운 교향곡들을 남겨왔다
음악가, 음악가란 직업은 무엇인가
이 직업은 가장 오래되었고 앞으로도 계속 생겨날 것이다
음악가, 음악가란 직업은 무엇인가
모든 곳에 음악이 사용되어도 모든 계획에 음악이 고려되진 않는다
음악가, 음악가란 직업은 무엇인가
모든 일이 그렇듯 이 직업에도 어려움이 있지만 마냥 즐겁게만 본다
음악가, 음악가란 직업은 무엇인가
모든 일이 그렇듯, 이 직업에도 사명이 있지만 마냥 무책임하게 본다
음악가, 음악가란 직업은 무엇인가
무수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 시간은 돈으로 계산되지 않는다
음악가, 음악가란 직업은 무엇인가
음악가의 시간들은 돈으로 계산되지 않지만 엄격한 미소는 요구된다
음악가, 음악가란 직업은 무엇인가
모든 것에 가격이 매겨져도 완전히 가격이 매겨지진 않을 것이다
음악가, 음악가란 직업은 무엇인가
오랜 어려움에도 살아온 살아있는 화석이다
음악가, 음악가란 직업은 무엇인가
현대인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야생지대다



살다 보면 여러 가지 역할이 생깁니다. 저는 어떤 이에게는 가족이고, 또 누군가의 술친구입니다. 여러분에게는 저를 컨텐츠팀 에디터라고 소개했지요. 벌써 세 가지나 되네요. 역할은 대개 관계의 상호작용 속에서 부여 받게 됩니다. 반면에 스스로 자처하는 경우도 있겠지요. 이를테면 여행가 혹은 음악가. 어떤 길을 만드는 힘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비롯되니까요. 그 성찰의 과정을 엿볼 수 있는 노래가 있습니다.

한 달 전에 발매된 『음악가 자신의 노래』는 김목인의 첫 번째 앨범입니다. 1집이라고 해도, 2002년부터 음악가로 살아온 사람입니다. 캐비넷 싱얼롱즈, 집시앤피쉬 오케스트라 등 몇몇 밴드의 멤버로 꾸준히 활동했지요. 정규 솔로 앨범을 만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셈입니다. 1번 트랙에 수록된 '음악가, 음악가란 직업은 무엇인가'의 가사는 한 편의 선언문 같습니다. 건반 연주에 묻어나오는 목소리에서 음악이라는 터널을 지나가는 한 사람을 만납니다. 김목인은 누구보다 자신에게, 스스로 택한 역할을 되새기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이 노래가 음악가에게만 유효한 성찰은 아니겠지요. 나를 움직이는 힘을, 그 의미를 가만가만 읊조려 봅니다. 무엇인가, 무엇인가, 하면서요.

 


 

- 컨텐츠팀 에디터 희진 (hebong2000@bandinlun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