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 - 삶, 제대로 즐기는 게 중요하다 블로거, 책을 말하다


자신의 세계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위한 책

이 책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문필가 중 한 명인 몽테뉴가 견지한 삶의 방식을 그의 저서 《에세》와 그 책을 둘러싼 갖가지 역사적 상황을 통해 포착해낸 결과물이다. 따분하게 이 책을 소개하자면 그렇다는 얘기다. 실제로는 책 제목에서도 보듯이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의문에 대해 몽테뉴가 답하면서 삶의 지혜를 나열하는 책이라고 볼 수 있으나, 이마저도 저자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아닌 듯하다. 그 메시지를 이해하기 위해서 우선 저자 자신부터 이 책이 독자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리라고 예상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의 첫 페이지는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한다.

"21세기는 자기 자신의 세계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온라인의 바다를 30분만 훑으며 다녀도 자신의 독특한 개성에 반해서 자기에게 관심을 보여달라고 아우성치는 사람들을 무수히 만날 수 있다."

에세이 장르 내지 수필 문학의 개척자

그러니까 무언가 크고 중대한 사안에 대한 진지한 의견보다는 주변의 일상사에 대한 주관적 느낌이나 생각을 글로 옮기면서 자유롭게 술회하는 식의 글쓰기가 오늘날에는 개성을 드러내는 한 방편으로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세계 문학사에서 이 같은 글쓰기를 처음으로 시도했다고 인정받는 사람이 다름 아닌 몽테뉴인 것이다. 당시 이런 글쓰기는 매우 파격적이고 놀라운 것이었으며 큰 파문을 일으켰는데, 그때는 그랬었다는 사실이 지금 우리에게 마찬가지로 놀랍게 받아들여진다는 게 역사의 재미일 게다.

자신을 드러내는 글쓰기를 통해 다다르는 곳

저자는 자신을 드러내는 글쓰기가 제대로 이루어질 때 사람이 어떻게 변화해 가고 또 어느 고지에까지 이를 수 있는지, 그 글쓰기의 원조격인 몽테뉴의 삶과 저서를 통해 보여준다. 우리는 몽테뉴의 저서에서 그의 삶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에세》가 젊은 몽테뉴의 생각과 늙은 몽테뉴의 생각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않고 혼재되어 있는 작품이라는 특색 덕분이다. 몽테뉴는 어떤 의도 하에 일관되게 늘어놓는 교훈적인 얘기나 설교 없이, 그저 순간순간 흘러가는 삶과 마찬가지로 흘러가고 있는 자신의 생각들을 그때그때 옮겨 적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다음과 같은 말을 듣게 되는 것은 왜일까?

"소설가 귀스타브 플로베르(Gustave Flaubert, 1821~1880년)는 어떻게 몽테뉴에 접근해야 할지 궁금해 하는 친구에게 이렇게 충고했다.그 책은 재미를 찾는 어린아이처럼 읽지 마라. 야심 찬 사람처럼 교훈을 얻으려고 하지도 마라. 그 책은 '살기 위해서' 읽어라."

매료되어 관찰하고 지켜볼 대상으로서의 삶

'살기 위해서' 읽으라는 플로베르의 말은 삶을 대하는 몽테뉴의 태도가 《에세》 속에 여실히 드러나 있으며, 그것이 삶을 제대로 영위하는 모습이라고 인정한 것이다. 실제로 《에세》가 세계 문학사의 금자탑 중 하나로 자리 잡은 것은 에세이 내지 수필이라는 문학 장르를 개척했다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삶에 대한 몽테뉴의 태도가 그 후 역사 속의 수많은 위인들에게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었다. 삶을 즐거이 영위해야 할 그 무엇으로 보았던 몽테뉴의 태도는 오늘날에도 이 책의 저자를 매료시켜서, 자기만의 세계에 차라리 매몰되었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현대 사람들에게 삶이란 그 속에 매몰될 대상이 아니라 매료되어 관찰하고 지켜볼 대상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몽테뉴와 얽히고 설킨 위인들

자기 자신과 자신의 삶에 매료되어 살아간다는 몽테뉴의 태도가 역사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켜서 200년간 금서로 지정되기도 했다는 사실은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가 몽테뉴의 시대와는 얼마나 다른지, 또 당시의 위인들은 오늘날의 사람들과 얼마나 달랐는지 실감나게 한다. 당시 몽테뉴의 태도에 크게 반발했던 사람 중에 우리에게 친숙한 인물로 데카르트와 파스칼이 있다. 특히 파스칼은 몽테뉴를 심하게 싫어하면서 강하게 비판했는데, 이런 파스칼을 다시 비판하고 몽테뉴를 옹호하면서 등장한 인물이 볼테르이다. 이렇게 얽히고설키는 위인사를 두고 저자는 각 위인들의 사상까지 두루 꿰면서 물 흐르듯 흥미진진하게 읽히게 만드는 재주를 선보인다.

"그는 말년에 괄목할 만한 업적을 남기기도 했지만, 그가 공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는 이유로 그를 존경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그는 특수한 상황에서도 정상 상태를 유지하고 자유분방한 생활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는 이유로 존경 받고 있다."

삶에 매료되는 것이 삶을 제대로 즐기는 것

이 책은 몽테뉴가 처했던 다양한 역사적 상황들과 몽테뉴의 저서에 큰 영향을 받았던 후세 사람들의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이 또한 나름의 풍성한 읽을거리이긴 하나, 저자가 정말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저명한 학자도 현자도 아니었던 한 사람이 그저 자신의 삶에 매료된 채 스스로 느끼고 경험하는 바에 충실함으로써 그의 삶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또 그로 인해 세상은 어떻게 바뀌었는가 하는 것이다. 삶을 제대로 살아내는 방법은 없다. 삶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만이 있을 뿐이며, 삶을 제대로 즐기는 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는 것이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안당安當'님은?
벤처 기업을 준비하면서도 책만은 손에서 놓지 않으리라는 다짐으로 시작한 책리뷰 블로그가 삶의 활력소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사람이 원하는 바를 이루는 데 필요한 단 한 가지는 끝없는 활력이며, 그것은 다름 아닌 책으로부터 오는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