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는 블로그] 옥상달빛 * 선물할게 들리는 블로그




선물할게

내가 노래를 들려줄게
내가 휘파람 불어줄게
맑은 너의 눈 보며 맨발의 널 보며
내 마음도 깨끗해져요
우린 너무나 먼 곳에 한참을 달려도
널 만나 행복해졌어
이제 노래를 불러줄게

내가 염소를 선물할게
내가 신발을 신겨줄게
벅찬 너의 눈 보며 웃는 너를 보며
내 마음도 행복해져요
우린 너무나 먼 곳에 떨어져 있지만
널 도와 행복해졌어
이제 노래를 들려줄게
이제 너에게 선물할게



오늘은 ‘죽지 못해 사는’ 거고 인생은 ‘굴러먹다 가는 뜬구름 같’다고 합니다. 그래도 ‘반짝반짝하는 저기 저 별님 같은’ 게 또 인생이라고요. (하드코어 인생아) 그럼 어떻게 살아야 한답니까? 어차피 ‘가진 게 없어 손해 볼 게 없다’면 ‘두 팔을 벌려 세상을 다 껴안고 달려갈’ 거라네요. (없는 게 메리트) 이 순진한 이야기의 주인공은 ‘옥상달빛’입니다. 그녀들은 스물아홉 동갑내기 듀엣으로, 최근에 미니앨범 [서로]를 발표했습니다. 유세윤이 피쳐링을 해 화제가 된 ‘Bird’를 비롯하여 ‘선물할게’와 ‘염소 4만원’ 등 여섯 곡이 실렸습니다.

그녀들은 얼마 전에 아프리카를 다녀왔다고 합니다. 그때 보고 느낀 것을 [서로]에 담았다지요. 앞서 발매한 EP와 1집처럼 참 착한 앨범입니다. 속이 배배 꼬인 저로서는 해맑은 처녀들의 정체가 의심스럽습니다. 인생이 행복해? 세상을 긍정한다고? 도와주면 달라져? ‘선물할게’는 이런 우문에 대한 현답입니다. 노래, 휘파람, 염소, 신발을 동격으로 생각하는 처녀들이라면 단지 말뿐인 행복만을 노래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자기 자신을 믿는 순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게 될 거라는 괴테의 말처럼 ‘옥상달빛’은 누구보다 자신들의 노래를 믿고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저도 한 번 믿어 보려고요. 먼저 볼륨을 높일까요?

- 컨텐츠팀 에디터 희진 (hebong2000@bandinlun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