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게 길을 묻다》 - 길 위에 서 있다고 믿지만 사실은 길을 잃은 모든 이들에게! 블로거, 책을 말하다


'숲'이란 말이 좋다. '숲'이라는 말만 떠올려도 싱그러운 나무냄새가 나고, 낭랑한 새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그윽한 생각에 취해 숲속을 걷는 내 모습도 그려지고, 때로는 마음이 맞는 사람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면서 걷는 다정한 모습도 떠오른다. 지금쯤이면 숲에는 초록의 물이 점점 진해져가고 있을 것이다. 초록의 절정에 오른 여름숲에 들어가면 마음은 온통 초록물이 들어버리리!

《숲에게 길을 묻다》는 각 장의 제목이 생태적이다. 우리의 성장곡선이자 자연의 순환과 순리를 말하고 있다. '태어나다, 성장하다, 나로서 살다, 돌아가다',  제목만 보아도 숲인 듯, 나무인 듯, 가슴이 충만해져 온다. 저자 김용규는 책머리에 이런 글을 썼다. “길 위에 서 있다고 믿지만 사실은 길을 잃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자신이 그러했고, 숲에서 새 길을 찾았듯이, 길 잃은 다른 사람들도 그러하길 바라는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이 책을 통해, 마흔에 벤처기업의 CEO 자리를 박차고 '자기다운 삶, 더불어 사는 삶'을 고민하는 이들을 모아 '행복한 삶, 생태적인 삶'을 안내해 주는 길잡이 노릇을 하겠다고 꿈꾸었던 저자의 생생한 경험을 알게 되어 참으로 기쁘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기반을 마련해보겠다고 학교 공부에 투자한 나의 시간은 20여 년에 가깝습니다. 조직 생활에서 남들보다 앞서는 데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다양한 전문지식을 얻기 위해 또 학교와 학원을 기웃거리기도 했습니다. 그것으로 나는 지금까지 거친 세상을 헤쳐 나올 수 있었습니다.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고 그들을 부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 자신을 만날 수는 없었습니다. 학교나 학원, 혹은 유명하다는 전략 강좌 따위에서는 '나'답게 살 수 있는 어떠한 지혜도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그 곳에는 삶을 조금 더 편하게 다룰 수 있는 도구만이 있을 뿐, 나답게 나를 꽃피우며 사는 데 필요한 가르침은 없었습니다.”(26-27쪽)

“나는 이 삶이 좋습니다. 양복을 벗어던지고, 대신 등산복이나 작업복으로 땀 흘리며 숲을 누비고 자연이 인간에게 가르치는 이야기를 안내하는 지금의 삶이 나는 정말 좋습니다. 왜 그럴까? 그 답은 명료합니다. 그것이 나이기 때문입니다. 이 삶이 바로 나다운 삶이기 때문입니다. 숲에 있을 때 나는 행복하고, 자연의 가르침을 사람들과 나눌 때 '아, 내가 정말 숨 쉬고 있구나! 살아 있구나!'라고 자각하기 때문입니다. 삶은 그런 것입니다. 자기 호흡대로 숨 쉴 때 삶은 정말 행복해집니다.”(13쪽)

김용규는 '나'로서 살고자 하는 이라면, '나'라는 씨앗 안에 이미 담겨 있는 놀라운 힘을 회복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본래의 자기의 모습이란다. 내 안의 나를 만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길을 잃을까 두려워하기 때문인데, '나'로서 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길을 잃을까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고도 한다. 왜냐하면 생명 모두는 언제나 길을 잃음으로써 자신의 진정한 길을 찾기 때문이다.

“두려워하지 마라. 나를 만나기 위해서는 잃기도 하고 버리기도 해야 한다. 모든 생명의 삶은 모색과 자기조정과 상상을 누적하며 성장하고 완성된다. 떡잎을 버리지 않고 결실의 계절을 만날 수 있는 들풀이 있었던가? 묵은 가지를 떨어뜨리지 않고 제 하늘을 열 수 있는 나무가 있었던가?”(71쪽)

과감하게 가던 길을 버리고 새로운 길을 가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1인 기업가 공병호도 그러했고, 자기변화경영연구소의 구본형도 그러했다. 그러나 현재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어 답답해하면서도 벗어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거의 태반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 김용규처럼 새롭게 찾은 현재의 삶에 만족하고 사는 사람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늙을 때까지 떡잎을 버리지 못할 사람들에게 과연 김용규의 이러한 말들은 얼마나 효력이 있을까? 나 역시 떡잎을 붙잡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원하는 삶대로 살고 있지는 않다. 생각대로라면 나도 당장 숲으로 달려가 자연 속에 몸과 마음을 내맡기고 살아야한다. 나도 두려워서일까?

그러나 '나' 라는 씨앗 안에 놀라운 힘이 우리 모두에게 들어있다는 말이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거대한 자본주의의 힘에 눌리어 살고 있는 우리들은 얼마나 안타까운 존재인가. 그러나 그것이 아직 발현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며, 그 놀라운 힘을 회복할 수도 있다니 나는 여기에서 희망을 읽는다. '바로 지금'이 아니면 어떤가. 시기가 좀 늦더라도 김용규가 숲에서 길을 찾았듯이 나도 그 꿈을 실현하고픈 꿈을 또 꾸어본다.
 

꽃씨 한 개

김구연

생각해 보았니?
하느님께서
이 세상을 처음 만드실 적에
꽃씨도 꼭 한 개씩만
만드셨단다.

채송화 꽃씨도 한 개
해바라기 꽃씨도 한 개
맨드라미 꽃씨도 한 개

그런데 보아라.
세상에 얼마나 많은
채송화 꽃씨가 있고
맨드라민 꽃씨가 있는지.

꽃씨 한 개가 싹트고 자라고 퍼져서
이토록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들고 있구나.

너의 가슴에
사랑의 꽃씨가 한 개 있다면
웃음의 꽃씨가 한 개 있다면
조그만 꽃씨 한 개가.

오늘의 책을 리뷰한 ‘빛살무늬’님은?
책은 내 삶의 모토가 되어왔으며, 그 속에서 파생된 글쓰기는 도 하나의 '행복 찾기' 게임이다. 또한 책읽기와 글쓰기는 나를 완성해가는 과정이다. '나는 날마다 읽고, 쓰고 변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