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의 북카트] 희진의 6월 15일 북카트 에디터의 북카트

 

 


종종 책을 얻어 읽곤 합니다. 서점 직원의 수혜라면 수혜지요. 과연 지출이 크게 줄었느냐. 그게 또 그렇지가 않아요. 읽고 싶은 책은 사서 보게 되니까요. 결국 오늘도 몇 권의 책을 북카트에 담습니다. 잔고 확인과 동시에 터지는 한숨도 잠깐. 책이 도착하면 금방 즐거워집니다. 이것이 저의 계산법. 한 달 지출 내역에 공과금이나 밥값만 누적된다면 사는 게 팍팍하지 않겠어요? 그 삶에 책 몇 권 보태도 굶어 죽지 않아요! 오히려 넉넉해질 수 있는 방법일지도요.
 

 


“우울은 사랑이 지닌 결함이다. 사랑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잃은 것에 대해 절망할 줄 아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우울은 그 절망의 심리기제다.”
라는 이 책의 한 구절을 J의 블로그에서 접했습니다. 몇몇 블로거는 꽤 안전한 독서 길잡이가 되어 줍니다. 오프라인에서 대면한 적은 없지만 느껴집니다. 그들 또한 책 몇 권에도 배부른 사람이라는 걸요. 《한낮의 우울》은 저자인 앤드류 솔로몬 자신이 우울증을 앓으며 알게 된 ‘우울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고 합니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할까요? 일단 J의 추천을 믿어 봅니다.

 


이 책의 추천자는 L입니다. 저와는 아주 가끔 보는 사이입니다. 성격, 사고방식, 취향, 처지 등 무엇 하나 접점이 없는데도 문학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친구가 되었습니다. 이언 매큐언의 소설은 그간 읽은 것이 없습니다만 L의 추천이라면 기대가 됩니다. 더군다나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상상하는 것은 우리 인간성의 핵에 자리한다. 그것이 공감의 본질이고 윤리의 시작이다.”라고 말한 작가인 걸요. 사 놓고 펼쳐 보지 않았던 《속죄》도 이참에 시작해야겠어요.

 


북카트에 담은 책 중에서는 근간이네요. K의 열렬한 호평을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누군가에게 기울일 수 있는 관심의 총량이 100이라고 치고) 100 중 50쯤은 허연 시인에게 관심이 갔습니다. 남의 애정이 내 지갑을 여는 건 이렇듯 어려운 법이죠. 나머지 50을 훅 가게 한 사람은 바로 허연입니다. 잠시 빌린 시집의 첫 장을 읽자마자 K에게 돌려줬습니다. ‘이건 사야 해!’라는 마음의 소리가 들렸거든요. 《나쁜 소년이 서 있다》 이후 시인은 또 어떤 직관을 보여줄까요?  함께 넉넉해지고자 추천을 마지않은 K에게 심심한 감사를 전하며, 시집이 도착하기만을 기다립니다.


 


- 컨텐츠팀 에디터 희진 (hebong2000@bandinlun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