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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로 물드는 오후] 김진완, 기찬 딸

 김진완 | 《기찬 딸》 | 천년의시작 | 2006    기찬 딸   다혜자는 엄마이름 귀가 얼어 톡 건들면 쨍그랑 깨져버릴 듯 그 추운 겨울 어데로 왜 갔던고는 담 기회에 하고, 엄마를 가져 싸아한 진통이 시작된 엄마의 엄마가 꼬옥 배를 감싸쥔 곳은 기차 안, 놀란 할아버지 뚤레뚤레 돌아보...

[이슈와 추천도서] 가을이 오면, 나는 ‘나’를 읽고 싶어진다.

 오랜만에 모두에게 찾아온 긴 연휴를 지내고 나니, 이제 완연한 가을이 와 있는 듯합니다. 번잡한 마음을 추스르고, 몸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있지만, 공연히 창밖으로 애꿎은 시선을 보내게 되는 건, 비단 저만이 아니겠지요. 늦은 밤 평소에 좋아하던 음악을 틀어놓고 마냥 뒹굴어도 좋겠고, 느긋하게 "책상 앞에서 詩集들을 뒤적이...

<저녁> - 죽음은 어스름한 저녁 빛을 닮았다

송기원, <저녁>, 실천문학사, 2010 생(生)과 사(死)를 구분해, 생을 얻은 순간에 ‘시작’을, 잃은 순간에 ‘끝’이라는 말을 덧댄 의식에 ‘내’가 있다. 나 이전에 시작은 없었고, 나 이후에는 끝도 없을 텐데, 살아 있기 때문에 죽음을 생각할 수 있는 나는, 내가 없는 과거와 미래의 시간에서조차 나를 잃을 줄 모른다. 내가 있...

<섬> - 외롭지 않다. 나는 자유다

정현종, <섬>, 열림원, 2009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그 섬에 가고 싶다(17쪽, ‘섬’)섬은 외롭다. 망망대해 떠있는 섬, 곁에 친구 섬 있다 하더라도 그 사이엔 수이 건널 수 없는 쪽빛 심연이 있다. 섬은 우리를 닮았다. 아니 우리가 섬을 닮았나? 날로 외로워지는 인간은 오래 전부터 외로운 섬을 닮아간다. 서로 닿지 못해 탄...

<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 - 상처받은 이의 쉼 없는 노래

 박후기, <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 창비, 2009여린 사내가 있다. 지나간 사랑을 잊지 못해 깊은 밤 그녀를 노래한다. 지금은 어둠과 찬바람만 가득하지만 어느 시절 그의 사랑은 그저 떨렸을 것이다. “떨림이 없었다면 / 꽃은 피지 못했을 것이다 / 떨림이 없었다면 / 사랑은 시작되지 않았을 것이다 / 그러나 떨림이 마음을 흔...

죽음을 응시하는 사내와 허무 - <자코메티와 늙은 마네킹>

 최승호, <자코메티와 늙은 마네킹>, 뿔, 2008 저기, 사내가 있다. 비오는 거리, 옷을 뒤집어 쓴 사내는 웅크린 자세로 세상을 바라본다. 하나, 둘, 셋, 넷, 하나, 둘, 셋, 넷, 그리고 하나, 둘, 셋, 넷. 이 지난한 숫자놀음이 끝나도 사내의 바라봄은 멈출 줄 모른다. 길거리에서 마주쳤으면 잠시도 시선을 허락하...

해를 등지다, 다른 세상을 만나다

  그림자 거울 해를 등지고 걸어보지 않았으면 보도블록 틈에 피어있는 노란 민들레꽃잎에도 나를 비춰보지 못했을 것이다풀숲을 기어 나와 아스팔트 바닥을 활보하는 지렁이의 발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광장에서 한가롭게 모이를 쪼고 있는 비둘기의 오만한 날개를 보지 못했을 것이다아랫도리로 찬송가를 끌고 다니는 고무장화의 눈을 들여다보지 ...

꿈의 파고로.. 바다를 꿈꾸다

‘사진에 기대어 詩를 보다’ 세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 주말 비가 참 많이도 왔지요. 내리고 내려도 멈출 줄 비를 바라보며, 인간의 무력함을 느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잠수교가 얼마 잠겼다’ ‘어디에 어떤 피해가 있다’ 등 물에 가득찬 세상을 숨 가쁘게 전달하는 게 다겠지요. 자연의 거대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거스르지 않...

‘ㄱ’을 통해 기억을 마주하다

‘사진에 기대어 詩를 보다’ 두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 함께 볼 시는 강영은 님의 ‘ㄱ의 뒤편’입니다. 작가는 ㄱ자로 날아가는 철새들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돌아봅니다. ㄱ(‘기역’)과 ‘기억’의 발음의 유사성과 먼 곳으로 날아가는 새와 기억의 정서의 일치가 시 속에서 멋들어지게 펼쳐집니다. 문득 자유로를 타고 파주로 출근하던 아...

시, 시간, 사진, 휴식 그리고 바람

반디앤루니스 종로타워점(르네상스 광장)에서 시와 사진의 동행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난 6월 26일 막을 연 ‘사진에 기대어 詩를 보다’가 그 이름입니다. 총 68점의 시와 사진이 사이좋은 짝을 이뤄 지나는 이들의 발길과 눈길을 동시에 붙잡습니다. 혹시 지난 주말 종로타워점을 찾으신 분들 중 이를 보신 분들이 있는지요.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는 시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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